[책마을] '실리콘밸리 지구 정반대' 인도는 어떻게 IT강국 됐나

입력 2018-08-02 18:26  

경제는 지리

미야지 슈사쿠 지음 / 오세웅 옮김
7분의언덕 / 280쪽│1만5000원



[ 최종석 기자 ] 러시아는 세계에서 가장 넓은 나라다. 국토 면적이 1710만㎢에 이른다. 서쪽으로 유럽, 동쪽은 아시아와 연결된 거대한 영토를 보유하고 있다. 그런데 러시아가 가장 많이 수출하는 국가는 어디일까? 많은 사람이 미국이나 중국을 떠올릴지 모르지만 정답은 네덜란드다.

네덜란드가 러시아의 최대 무역 상대국이 된 것은 원유 때문이다. 라인강 하구에 있는 네덜란드는 유럽의 관문이다. 러시아가 유럽시장에 원유를 공급하려면 북해를 통해 네덜란드를 거쳐야 한다. 네덜란드 로테르담에 도착한 러시아 원유는 정유 과정을 거쳐 파이프라인으로 독일의 루르 공업지대에 공급되고 프랑스, 벨기에로 수출된다.

라인강 하구라는 지리적 조건은 네덜란드 경제 성장의 가장 큰 요인 중 하나다. 토지, 강 같은 자연지리는 지구가 인류에게 부여한 경제적 토대라 볼 수 있다. 지리는 농업, 공업, 무역, 교통, 인구, 도시에 이르기까지 지역에서 벌어지는 각종 정보를 분석하는 학문이다. 일본의 유명 입시전문 학원 ‘요요기 제미날’의 지리 강사인 미야지 슈사쿠는 《경제는 지리》에서 지리를 통해 세계 경제를 쉽게 이해하는 법을 설명한다. 입지, 자원, 무역, 인구, 문화라는 다섯 가지 지표를 통해 세계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는 경제적 현상을 분석한다.

저자는 인도가 정보기술(IT) 강국으로 떠오른 주요인으로 영어와 입지를 꼽는다. 인도는 미국 IT산업 중심지인 실리콘밸리와 지구 정반대에 있어 정확하게 12시간 시차가 난다. 실리콘밸리에서 개발하고 있는 소프트웨어를 밤에 인도로 보내면 아침을 맞은 인도에서 바통을 이어받아 개발을 이어갈 수 있다. 영어를 공용어로 사용하기 때문에 의사소통에도 문제가 없다. 지리적 시차를 통한 실리콘밸리와의 상호보완 관계를 통해 소프트웨어산업이 날로 번창하고 있다는 것이다.

자연환경은 산업의 발달과 관계가 깊다. 아이슬란드는 인구 33만 명의 작은 섬나라다. 화산이 많아 지열발전이 발달했다. 또한 빙하 침식지형으로 형성된 U자형 계곡이 많고, 지형의 높이 차가 커 수력발전이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아이슬란드는 낮은 전력비용을 무기로 알루미늄 공업을 육성했다. 알루미늄은 생산 과정에서 대량의 전기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문화적 요인이 수출품을 좌우하기도 한다. 인도 최대 종교인 힌두교에선 소고기를 먹는 것이 금기다. 그러나 인도의 소고기 수출량은 세계 최대다. 인도의 소 사육 수치는 1억8900만 마리에 이르지만 이것은 자국에서 소비가 힘들기 때문이다.

자원은 경제뿐만 아니라 정치 사회에도 영향을 미친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아파르트헤이트(인종격리 정책) 이면에는 광물자원이 있었다. 아파르트헤이트의 시발점은 1911년 제정된 ‘광산노동법’이다. 금과 다이아몬드 광산에서 일하는 백인과 흑인의 직종을 구분하고 취업자 수를 할당했다. 남아공은 전기 전자공업에 꼭 필요한 희소금속의 세계 최대 수출국이기도 했다. 희소금속을 남아공에 의지한 세계 각국은 남아공의 인종격리 정책을 강하게 비난하지 못했다. 그러나 냉전 시대가 끝나고 중국과 러시아의 희소금속이 시장에 나오게 됐다. 결국 1980년대 들어 남아공에 대한 경제제재가 강화됐고 1991년 아파르트헤이트가 철폐됐다.

저자는 “지리는 지구상의 이치를 연구하는 학문”이라며 “지리를 공부하면 토지와 자원을 쟁탈하고자 하는 인간의 경제적 행동을 심층적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한다.

최종석 기자 ellisic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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